이번 방안은 범정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협의체에서 확정됐다. 정부가 제시한 조치는 절차 단계가 서로 다르다. 개설 행위의 독립 범죄화와 광고 게재 금지, 플랫폼 신고 의무화는 법 개정 검토·추진 단계다. 특별수사팀은 신설 계획 단계이고, 자동 탐지 기술은 개발과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단계다.
분석 대상과 확인된 운영 실태
분석 자료는 피해자 지원 과정에서 확보한 불법사이트 3만4628개와 최근 5년간 검거된 운영 사건 수사자료 27건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2026년 5월 출범한 디지털성범죄피해통합지원단이 분석을 맡았다고 밝혔다.
분석 시점에 접속이 가능한 사이트는 6683개였다. 이 가운데 3832개는 별도 우회 절차 없이 국내망에서 접속됐다. 한국어로 운영되거나 한국 관련 분류를 둔 곳은 1316개였고, 정부는 이곳의 한국인 관련 영상을 215만 개로 추정했다. 일부 불법촬영물에는 이름과 직업, 거주 지역, 연락처, SNS 계정처럼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함께 게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운영 형태는 두 갈래였다. 배너광고로 수익을 얻는 무료개방형과 회원 등급에 따라 게시판 접근을 제한하는 유료회원제다. 정부는 웹 구조와 도메인, 콘텐츠의 기술적 흔적을 분석해 동일 운영자 그룹 385개를 식별했다. 이 중 7개 그룹은 각각 20개 이상, 최대 26개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망 접속과 배너광고가 함께 확인된 사이트는 1674개였고, 여기서 도박·성매매 등 광고 4만686개가 확인됐다. 2021년 이후 경찰이 검거한 27건, 126개 사이트의 수사자료에서 배너광고 수익은 약 3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접속 차단 조치 뒤에도 검거될 때까지 약 3∼7년간 운영이 계속된 사례가 여럿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 개정이 필요한 조치
정부는 불법사이트 개설 행위를 독립 범죄로 규정해 정범으로 처벌하는 법 개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현행 처벌 범위가 바뀌려면 국회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유통 사이트의 광고 게재를 금지하는 법 개정도 추진 대상이다. 플랫폼 사업자가 불법촬영물 등으로 의심되는 콘텐츠를 발견하면 이용자 ID와 IP 주소 등을 신고하도록 하는 법 개정 역시 추진한다.
삭제 요청에 반복해 불응하는 사이트를 두고는, 성평등부 장관이 기간통신사업자에게 접속 차단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의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피해 접수와 삭제명령, 사업자 제재, 예방적 감독권을 포괄하는 대응체계와 디지털성범죄특별법 제정을 검토한다.
수사·기술·해외 협력 추진 계획
정부는 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을 신설해 운영자 검거와 원본 삭제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특별수사팀은 서울·부산·경기남부·전남경찰청에 20명 규모로 두고 해외 기관과 공조를 넓힌다는 계획으로 전해졌다. 다만 20명이 각 지방청 기준인지 전체 기준인지는 발표 내용만으로 가려지지 않는다.
수익 차단 수단으로는 고객확인제도를 활용한 운영 계좌 거래정지를 추진한다. 이 제도는 정부가 거래정지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금융 절차다. 차단 회피에는 기술로 대응한다. 도메인을 계속 바꿔 차단을 피하는 행태를 분석·예측하는 인공지능 기반 탐지 기술과 대응 시스템 구축이 추진된다.
정부는 수사기관이 문제의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단서를 모으고 원본 자료를 지우도록 하는 방식도 도입 여부를 따져보기로 했다. 해외 서버 기반 사이트에 대해서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 한국인 피해 신고를 전달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해외 호스팅·콘텐츠전송네트워크 사업자에게 서비스 중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악용한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서는 해외 사례를 검토해 별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정부는 밝혔다.
발표 주체들의 설명과 남은 절차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수익 차단과 운영자 수사, 처벌 강화로 불법사이트를 무력화하는 데 정책 역량을 모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디지털성착취물 사이트 배후의 불법 수익 구조를 겨냥해 전방위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SNS를 통해 불법촬영물 유통을 근절하겠다며, 해외 서버를 이용하더라도 추적해 법에 따라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범정부 협의체와 매월 열리는 실무협의체를 통해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법 개정안의 발의 여부와 국회 처리 일정, 특별수사팀 신설 시점, 수사기관의 직접 접속·삭제 방식에 필요한 법적 근거 마련 방식은 이번 발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